1901년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의 힐 스테이트(Hill Street)에서 벙커 힐(Bunker Hill)에 이르는 가파른 경사면에 앤젤스 플라이트(Angels Flight)라고 불리는 좁다란 케이블카가 건설되었습니다. 이 지역은 점차 쇠퇴의 길을 걸었고, 1966년에는 케이블카의 거의 전구간이 철거되었죠. 쇠락해 가는 벙커 힐 지역은 느와르 작가 레이먼드 챈들러가 묘사한 “비열한 거리”와 무척 흡사했습니다. <터닝 포인트>(1952) 같은 느와르 영화에서 앤젤스 플라이트를 자주 볼 수 있게 된 것이 이 때문입니다. <터닝 포인트>에서 윌리엄 홀든과 알렉시스 스미스가 부패 사건의 증인을 찾으러 갈 때 바로 이 케이블카를 타죠. 두 편의 1950년대 느와르 영화 조셉 로지의 <M>(1951)과 <키스 미 데들리>(1955)에서도 엔젤스 플라이트와 벙커 힐의 공동주택이 등장합니다.
앤젤스 플라이트는 1996년에 현 위치로 옮겨졌으며, 지금은 운영되고 있지 않지만 다운타운 L.A.의 느와르 영화 촬영 현장 투어의 출발점으로 삼기에는 제격입니다. 로스앤젤레스 보존회(Los Angeles Conservancy)에서 가이드 투어도 제공하지만 혼자 둘러보아도 좋습니다. 우선 그랜드 센트럴 마켓(Grand Central Market)의 노점에서 점심을 먹고 출발하세요. 사우스 브로드웨이에 있는 브래드버리 빌딩(Bradbury Building)의 화려한 아트리움(<D.O.A>(1950) 촬영지)을 보고, 존 크로포드가 출연한 <밀드레드 피어스>(1945)와 <블루 달리아>(1946)에 나왔던 스프링 스트리트에 있는 시청으로 가십시오. 느와르를 맛으로 느끼고 싶다면 피게로아 스트리트로 가서 1924년부터 영업을 해온 오리지널 팬트리 카페(Original Pantry Café)에서 사과 파이 한 조각과 블랙 커피를 주문하세요.